필자는 16년 2개월의 예술행정 공무원 생활과 그 동안의 저술 등을 토대로 '문화의 힘' 주제의 글을 쓴다. 시청 문화예술과, 광주비엔날레, 광주문화예술회관 관장 등을 두루 거쳤다. 문예회관 관장은 가장 영예스런 직위였으며 그 1년 6개월은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11월부터 기고를 해오지만 이런저런 생각들로 가능한 문예회관에 관한 글을 피했다. 그러나 지난 4월 하순, 시 의원의 '문예회관 및 시립예술단 전면 조직개편과 개혁'을 요구하는 시정질문과 언론의 대서특필이 있어 이 글을 쓴다.
지난 1월 1일 오스트리아 빈의 유명한 무지크페라인 극장(1870년 개관) 황금홀에서 1939년부터 시작된 빈 필하모닉의 '2015년 신년음악회'가 열렸다. 신년음악회는 세계 음악애호가들이 몰려들었고 전 세계에 생중계 됐다. 고가의 143만 원짜리 2016년 신년 음악회 표가 2015년 신년 음악회 당일 예년처럼 다 팔렸다. 그것도 온라인 추첨으로 매진됐다. 빈 필이 무지크페라인을 무대로 세계 최고가 되기까지는 지속적인 노력과 혁신의 결과다. 광주문예회관은 1991년 대극장(1722석) 개관, 1993년까지 미술관, 국악당, 소극장 등이 들어섰다. 우리시 대극장은 당시 단일 공연장으로는 세종문화회관 다음이었다. 20년 전 큰 복합문화시설을 건립해낸 것은 당대 사람들의 예술사랑 정신이었다. 당시 시장은 좋은 공연장을 만들어내기 위해 세종문화회관 무대 인력을 스카우트해 왔다. 개관 20주년인 2011년 10월의 문예회관 월간 매거진에 '시민들을 행복하게 하고 예술수준 향상 및 예술발전을 이룩했다'는 다수 글이 있다. 안타깝게도 광주문예회관은 20년 전 운영시스템을 강산이 두 번 변한 현재도 그대로 가지고 있다. 문예회관은 시립미술관의 학예기능과 달리 직접 창작활동을 한다. 창작활동은 시립예술단이 하며 그에 따라 시의 공연예술 발전이 좌우 된다. 광주문예회관에는 7개 예술단(장르)에 293명의 단원이 있다. 예술단은 우리시가 대단히 많다(서울 10, 부산 7, 대구 6, 인천ㆍ대전 각 4). 예술단 운영 또한 20년 전 만들어진 제도에 의하고, 시의 관심 및 예산지원 부족으로 날로 야위어 가고 있다. 수도권 후발 교향악단이 해외로부터 돈 받고 연주 초정을 받는데, 40년 역사의 우리 교향악단은 맘 놓고 자비 해외 연주 여행도 못하는 처지다.
경제 등이 수도권에 집중됐듯이 예술도 마찬가지다. 공연장 문화도 수도권이 이끈다. 예술의전당 등이 아예 독립법인으로 건립되거나, 2000년 들어 세종문화회관, 경기도문화의전당 등이 법인화 했다. 이곳에 있던 국ㆍ공립예술단의 법인 전환에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수도권 공연장, 예술단의 법인화 평가는 시간이 더 흐른 뒤 정확히 내릴 수 있겠으나 법인화가 대세로 보인다. 광주시도 민선5기가 시작된 2010년 광주문화재단을 만들고 시립예술단을 문화재단으로 이관하는 일이 시작됐다. 시립예술단의 변화를 모색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사전 연구, 협의 등 준비 없이 이관추진은 무리였다. 이것이 씨가 돼 현재까지 시립단원들은 시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다. 필자의 문예회관 관장 부임은 개관기념일 약 3개월 전, 2011년 7월 말이다. 부임 전, 예술단 노조와 협의과정에서 드러난 '시립예술단 중장기 발전계획'을 만들어 실행하는 것이 과제이고 부임 후, 문예회관이 안고 있는 2개의 과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첫째는 경영의 문제로 공연관람 및 이용객이 줄어드는 것이다. 편의시설 등이 폐업 및 정지 하면서 복합문화시설의 기능을 상실했다. 둘째는 대극장, 소극장의 리모델링 필요성이 그것이다. 문예회관 경영 및 시설 리노베이션에는 전문가 의견이 필요해 2개의 TF를 운영해 의견을 모으고 2개의 용역을 심의 받아 예산을 확보하는데 2012년이 다 지나갔다. 이 중에 시립예술단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TF를 운영하면서 방안들을 모색하던 중 마무리를 못하고 자리를 뜨게 돼 지금도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광주문예회관은 20년이 넘는 동안 제도개선, 리노베이션과 투자가 안 돼 총체적으로 부실하다. 그것은 경영, 시설, 시립예술단체의 문제로 압축된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TF회의자료, 용역 등을 살펴보고 다시 그리고 투자를 늘려야 어려운 광주예술 판이 살아난다. 이것이 아시아중문화중심도시를 만드는 길이다. 뭐니 뭐니 해도 사람이 중요하다. 관장은 시 의원의 제안대로 계약직으로 해 일정기간 안정적 경영 후 평가를 받게 해야 한다. 또 공연사업과 예술단 담당직원의 전문성과 연계성을 갖춰야 한다. 단무장은 무소불위 권력자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예술단 담당직원의 한계로 그렇게 뵈는 것이다. 무대감독을 양성하고 예술단 종합사무국을 설치해야 한다. 끝으로 3백 명 단원이 예술 활동에 전념하도록 희망 메시지를 줘야할 것이다.
정창재 지역문화예술 평론가ㆍ전 광주문화예술회관 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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