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럿 베일리 감독의 오페라 맥베스(2014년 5월 초연)는 동시대 예술이 추구하는 실험을 넘어 혁신 그 자체였다. 본 공연의 다른 점은 첫째, 베일리 감독을 포함해 만나기 힘든 남아공의 오페라 성악가들, 이탈리아 작곡가 파브리치오 카솔, 옛 유고 출신들이 뭉친 오케스트라 노 보더즈(No Borders) 등 다국적 오페라단이다. 둘째 규모 면에서 베르디 맥베스는 교향악단, 합창단, 성악가 등 최소 150명 이상 참여 한다. 헌데도 20명이 채 안 되는 인원으로 멀티플레이 한다. 셋째, 가장 혁신적인 부분인 무대 배치다. 일반 오페라에서 교향악단은 무대 아래, 합창단은 무대 아래나 뒤에 선다. 무대 위는 세트나 배우(성악가)가 노래와 연기하는 곳이다. 이 오페라는 합창단, 오케스트라가 빛고을시민문화관 무대 좌우에 배치됐다. 그리고 그 중앙에 가로ㆍ세로 각 2m, 높이 1m가 안 되는 미니 무대가 놓여졌다(무대 위 무대). 그 뒤 스크린이 서있다. 다시 말해 모든 출연진을 객석 715석 규모의 작은 공연장 무대(W14.6m, D13.5m)에 올려버렸다. 넷째, 두개의 스토리가 진행 된다. 베르디 오페라 맥베스의 스토리를 주로 가지고 가면서 아프리카 판 1차 세계대전이라는 2차 콩고 내전을 그려간다.
다 아는 바이나 셰익스피어(1564~1607)는 인류 문학과 연극 등 극예술발전을 이뤄낸 대 문호다. 영국은 식민지 인도와 바꾸지 않는다 했다. 셰익스피어의 위대함은 사람이 누구나 가질법한 내면을 희곡(연극 대본)으로 그려냈다. 이것이 온 인류가 동경하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이다. 그의 비극은 복수심, 선과 악, 사랑과 질투, 권력욕을 각 테마로 내면의 세계를 아름다운 언어로 써냈다. 이중 맥베스는 권력을 향한 인간의 욕망이 불러일으킨 고통과 비극을 어둡게 그려낸 희곡이다. 셰익스피어 사후 240여 년 뒤, 우리 인류에게 가장 완전한 오페라를 남긴 베르디(1813~1901)는 연극 맥베스를 오페라로 작곡해 1847년 무대에 올렸다. 맥베스는 오늘까지 베르디 대표작으로 온 인류의 사랑 받는 불후의 명작이다.
'베르디 맥베스' 스코틀랜드 던칸 왕의 군대 사령관 맥베스는 사촌 던칸 살해 후 왕이 된다. 던칸의 아들 맬컴은 죄를 쓰고 영국으로 달아났다. 던칸 살해는 맥베스 본인 욕망의 결과나 끝없는 야망을 가진 그의 부인 역할도 크다. 왕이 돼 권력을 장악했으나 불안에 시달린다. 죄가 죄를 부르듯 같이 전장에 나가 싸웠던 뱅쿠오 장군과 그의 아들을 살해하고 만다. 마녀들의 세 가지 예언이 끝나갈 무렵 맥베스는 뱅쿠오의 자손, 귀족인 맥더프의 아내와 자식들도 살해한다. 가족 잃은 맥더프, 아버지 살인죄로 피신한 맬컴, 스코틀랜드 망명자들과 영국군이 맥베스를 치려한다. 맥베스 부인은 악몽과 양심의 가책으로 괴로워하며 광란에 직면한다. 그녀 자신이 살인한 것으로 생각하고 손에 보이지 않은 핏자국을 헛되이 닦아내려 한다. 결국 그녀가 죽고 추종자들에게 버림받은 맥베스는 인생이 무의미 해진다. 맥더프와 망명자들이 쳐들어오고 맥베스는 맥더프와 결투에서 쓰러진다. 모두의 승리 축하와, 맬컴 왕위를 계승 한다.
'콩고 내전' 콩고 민주 공화국(DR콩고)은 대자연, 천연자원의 보고이나 가난하다(1인당 GDP 3302불). 자원 부국임에도 피폐 이유는 권력쟁취(정권 다툼)와 자원을 둘러싼 외세 개입 등의 내전 결과다. 콩고는 1960년 벨기에서 독립 후 맥베스 식 권력쟁취가 이어진다. 참모총장 모투부 세세 세코가 정권 장악 후 1965년 (2대)대통령이 된다. 그의 장기집권은 부패, 인권침해, 경제침체의 점철이다. 반대파 리더 로랑데지레 카빌라가 1차 내전(1996년11월~1997년 5월)으로 승리해 1997년 (3대)대통령이 된다(2001년 암살, 그 아들 대통령 승계). 1998년 카빌라 반대 세력의 축출시도로 시작된 2차 내전이 2003년까지 벌어졌다. 2차 콩고 내전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은 피해를 냈다. 집단학살, 강간, 질병 등으로 400 만 명 이상 사망과 25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고 부정부패와 인권유린, 국토의 황폐화는 지금까지 이어진다.
막이 오르자 '산산 조각난 국가' 합창이 시작된다. 많은 사람이 죽었으며 아이들은 고아가 되고, 경제의 어려움 등 콩고 현실을 알린다. 권력쟁취 과정과 부정부패 실상을 노래와 스크린을 통해 기사형식으로 고발한다. 자원개발을 위해 '투자 하세요'라 외치나 권력자를 위한 것인지 알 수 없다. 아프리카 내전 종식을 위한 이너프 프로젝트가 소개된다. 맥베스 부인이 죽고 '학살을 그만 두오'의 노래로 호소한다. 맥베스가 맥더프의 칼에 쓰러지고, '난 여기 누워 있네' 노래로 후회와 반성, 권력의 무상함을 말해준다. 마지막으로 망자들에 대한 합창의 노래로 막이 내린다. 예술에서 혁신은 필요하나 원전(맥베스)을 뛰어넘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창재 지역문화예술 평론가ㆍ전 광주문화예술회관 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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