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의 '2015국제농업박람회'와 담양군의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가 나란히 폐막 했다. 관람객 73만, 100만 명이 각각 다녀가 자연의 소중함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두 박람회의 성공적 개최에 격려를 보낸다. 필자도 전남(완도 약산)에서 태어나 자랐고 상당기간 살았다. 지금도 형제, 친인척 등 가까운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 더러, 광주서 차로 두어 시간 가면 고향에 닿아 전남사람이 된다. 섬(지금은 연육)이지만 내 고향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부모님이 사셨던 곳이고 남도의 좋은 자연환경 속의 한곳이기 때문이리라. 필자는 남도의 자연환경을 사랑한다. 남도의 우수한 문화예술 전통은 뛰어난 자연에서 근원을 찾는 입장이다. 또 남도사람들의 영리함은 자연이 생산해낸 먹거리(음식) 등의 영향이라 믿기 때문이다. 남도의 자연은 너무 뛰어나 한 마디로 표현하기 힘들다. 연구 결과가 없어 뜬구름 잡는 식이나. 함축해 표현하면 남도 자연은 '세계자연유산에 등록돼야 할 가치 있는 것'이라 주장하는 바다.
평상시 공기의 가치를 모르듯 남도는 자연을 마케팅에 활용 못해 탈이다. 자연은 우선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 아니다. 남도의 지리적 위치, 땅속의 토양이 중요하고, 땅위를 감싸는 대기, 대기 위 태양, 육지와 연결된 바다 속 대륙붕과 수면, 수면 위 온난기류와 육지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하여 보이는 자연(산과 들)을 싸고 있는 것들을 통틀어 자연현상이라 하고, 전남ㆍ광주는 '세계 유일의 자연현상'을 팔자는 글을 썼다(본보 2015년 3월 12일자). 붓 얘기(붓 제조 친지얘기)를 해보겠다. 광주 붓이 유명하다. 붓 제조에는 신우대(竹)와 염소털이 필요하다. 덥고 추운 곳의 대는 벌어지거나 빡빡해 붓촉을 넣기 어렵다. 붓촉 재료인 염소 털도 덥고 추운 곳의 것은 뻣세거나 힘이 없어 서예에 부적합하다. 그러나 남도의 신우대와 염소털이 가장 적합하다(동식물 살기 최적의 곳). 이 뜻은 한반도에서도 남도 땅이 사람살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얘기가 된다. 신안, 영광 등은 세계 최고 품질의 소금 주산지다. 소금 제조는 신비한 자연현상이다. 맑은 바닷물과 미네랄이 풍부한 갯벌에 강한 태양, 긴 일조량, 적당한 풍속이 있어야 한다. 소금은 염전의 저수지, 증발지에서 소금성분을 높인 다음 결정지에서 6~9시간 뒤 소금 결정체를 얻는다. 이때 하루 8시간이 넘은 일조량과 30도를 오르내리는 강한 태양의 자연현상이 바닷물 속에서 소금을 끄집어낸다(응고 때의 소금을 '고체로 된 태양', '태양의 부스러기'로 표현). 한국 사람이 다 좋아하는 영광굴비는 법성포구의 자연환경에서 봄에 참조기를 소금에 절여 서해의 하늬바람(북서풍)에 말린다. 재료(참조기, 소금)와 바람, 온습도의 조화가 이룬 맛이다. 또 남도는 땅 토리 및 고저, 해풍 등의 영향으로 재배 한계선을 이루며 배, 사과, 귤, 유자, 녹차 등의 과일, 특용작물, 다양한 약초가 철따라 생산된다. 이 뿐이랴 강한 태양, 일조량 등의 영향으로 튼실하고 영양가 높은 농작물이 수확된다. 이외 남도의 자연 얘기는 수없이 많다.
박람회 끝 무렵 날 잡아 오전은 대나무박람회, 오후는 농업박람회서 하루를 보냈다. 농업박람회는 10개의 관이 있다. 10개관은 잘 차려진 남도의 한식 한상과 같이 전남 농업을 담아냈다. 아울러 이낙연 지사의 '나무 1억 그루 심기',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시책을 일링관에 소개했다. 남도의 자연환경을 더욱 가꿔 힐링(관광, 휴식)과 연계 목적을 설명해 의미가 있다. 박람회가 한식 한상과 같다는 비유는 한식이 맛은 있되 무슨 맛인지 꼭 찍어 설명하기 어렵듯 다양한 전남 농업을 담았으나 차별화가 어렵다. 전남 농업의 정체성, 정신이 무엇인가. 세계 유일의 자연현상이다. 이 정신을 기저에 깔고 '(주제)창조농업과 힐링의 세계'를 풀어냈으면 좋았을 것이다. 농업발전을 위해 박람회를 열었다. 기업과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해서는 내 설명이 있어야 한데, 그저 나를 사달라는 강요로 다가온다. 전남 농업의 정신(정체성)을 찾아보려고 녹색축산관 ㆍ국내관, 국제관ㆍ아열대관ㆍ힐링체험관, 농자재관ㆍ농특산물 판매관을 자세히 살폈다. 아열대관에서 예술과 자연의 어울림을 설명하고 있으나 제주도의 어느 식물원을 연상시킨다. 힐링체험관Ⅱ에서 전남약초, 장수마을 및 비결 등으로 전남 농업과 자연을 얘기하고 있으나 명확하지가 못하다. 특별히 주제관이 주어 있지 않으나 아열대관, 힐링체험관 전시를 좀 더 구체화 등 적극적으로 남도 농업의 정신을 구현했으면 하는 아쉬움과 관의 배치가 아쉽다. 담양 대나무박람회는 대나무와 자연을 소재로 박람회를 열었다. 특이한 소재를 가지고 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노력에 거듭 격려를 보낸다. 담양의 자연과 담양대나무의 차별화를 위해 담양정신(정체성)을 살려내는 것이 필요하다 사료된다.
정창재 지역문화예술 평론가ㆍ전 광주문화예술회관 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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